암과 알츠하이머병: 흥미로운 역상관 관계
schedule 1 min

Jennifer Chambers | 2025년 6월

schedule 1 min

10여 년 전, 과학자들은 암 생존자들에게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. 이들은 이후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눈에 띄게 낮아 보였던 것이다. 그러나 이 효과가 실제 인과관계를 반영하는 것인지, 아니면 암환자들이 알츠하이머가 발생하는 고령의 나이까지 생존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통계적 왜곡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.

최근 영국 바이오뱅크(UK Biobank)의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연구1는 26만 명 이상의 암 생존자를 대상으로, 평균 9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. 이 연구 결과 암 생존자들이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치매에 걸릴 확률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. 암 진단은 치매 발병 위험을 평균적으로 약 11%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며, 95% 신뢰구간은 2%에서 19% 감소 범위에 걸쳐 있었다. 특히 남성 생식기암의 경우, 다른 어떤 암보다도 치매 발병 위험이 더 크게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. 비흑색종 피부암과 전립선암 역시 노년기 치매 진단 가능성을(근소한 수준이지만) 낮추는 연관성이 관찰됐다.

이러한 작지만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다른 사망 원인 등 교란 요인을 통제한 이후에도 유지되었으며, 암 생존자들이 치매에 덜 걸리는 경향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. 일부 연구에서는 이 관계가 양방향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. 즉, 알츠하이머 환자들 역시 이후 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. 이는 알츠하이머병이 본질적으로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중대한 질환이라는 점을 감안해 해당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이후에도 관찰되었다2.

이러한 보호 효과(protective effect)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. 첫 번째 연구의 저자들은 세포 조절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. 암은 세포 생존을 촉진하는 질환인 반면, 치매는 세포 사멸과 연관이 깊다. 이처럼 상반된 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, 한 질환을 막는 요인이 다른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된다. 다만, 이러한 관찰 결과는 다른 요인들에 의해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으며,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때, 두 질환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신중한 해석이 요구된다.

Jennifer Chambers

Senior Analyst | Medical Analytics